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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산 한 자루의 행복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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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광야의소리 댓글 2건 조회 1,085회 작성일10-09-09 21:2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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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녁 8시에 구역예배가 있어서 서둘러 서강아파트로 향했다.
구역식구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약하지만 빗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.
'조금 내리다 말겠지?' 낮부터 비가 오락가락했던터라 별로 염려하지 않고
계속 예배를 드렸다.

그런데 예배를 다 드리고 성도님이 준비하신 다과를 나누며 교제하는데
빗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왔다. 

집사님 한 분이 아이들 방에 비가 들이치게 생겼다며 걱정하셔서
함께 얼른 일어나 나오는데 바람까지 불며 비가 예사롭지 않았다.

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겉으로는 염려없는듯 했지만 
오늘따라 예배드린 장소에서 가장 먼 곳에 주차하고 온 것이 기억났다.

예배 전에 주차를 하는데 다른 자리도 많은데 트럭 한 대가 바로 옆에 바짝 붙여서
주차하는 바람에 다시 차를 빼서 먼 곳에다 대고 왔던 것이다.

1층에 내려와보니 생각보다 비도 많이 내리고 바람도 거셌다.
집사님은 아이들과 방 걱정에 빗사이를 질주하여 먼저 가시고

이제 와이셔츠에 넥타이까지 매고 성경책까지 든 나 혼자 남았다.
주차된 곳 까지는 직선거리로도 200미터는 더 되어 보였다.

비를 맞고 그냥 뛰어가느냐 좀 기다렸다 비 그치면 갈 것이냐....
결정하지 못하고 비만 쳐다보고 있는데

그 때 7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할아버지께서 우산을 쓰고
들어오시다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시는 게 아닌가?

그러더니 "이거 쓰고 가세요."라며 쓰고 오신 우산을 주시는 게 아닌가?
"아닙니다. 저는 차타고 또 다른 곳으로 가야해서 우산을 돌려드리지 못합니다."
"아니에요. 집에가면 우산 많으니까 그냥 가져가세요."

몇 번을 사양하는데도 할아버지는 끝내 환하게 웃으시면서 우산을 주시고는
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향하신다.

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내가 누군지,
할아버지는 어디 사시는 누구신지 여쭈어보지도 못했는데
이미 내 손에는 할아버지가 주신 우산이 들려있고 할아버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
올라가셨다.

우산을 쓰고 차를 향해 걸어가면서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지는 걸 막을 길이 없었다.
'야~ 작은 우산 하나에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구나.'

갑자기 세상이 따뜻해진 느낌이었다. 빗소리도 아늑하게 여겨졌고
어깨에 떨어지는 빗물도 정답게 느껴졌다.

'작은 우산 한 자루의 행복'
우산 한 자루에 내 마음이 행복해지고, 세상이 따뜻해지고, 감사가 넘치게 되었다.

갑자기 엘리야에게 보내주셨던 까마귀 생각이 났다.
그 할아버지는 내가 비 맞을까봐 하나님이 보내신 까마귀?
하나님의 세심한 인도와 보호하심에 눈물이 핑 돈다.

댓글목록

작은지혜님의 댓글

작은지혜 작성일

우와 ㅋㅋㅋㅋ 역시 감성적이신 오목사님 ㅋㅋㅋㅋ

광야의소리님의 댓글의 댓글

광야의소리 작성일

난 줄 어떻게 알았쥐? - -; 이름도 안 썼는데.... 역시 작은 지혜 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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